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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제공: Hunters Race

고객 사례 & 칼럼.

디테일이 디자인권을 지킵니다!

  • 6월 19일
  • 4분 분량

최종 수정일: 6월 19일

― 헤어밴드 디자인 등록무효(창작용이성) 사건 ―

특허법원 2026. 4. 9. 선고 2025허10530 판결 [등록무효(디)] · 심결취소(등록 유지)


Ⅰ. 들어가며


디자인 등록무효심판에서 가장 자주 동원되는 무기는 디자인보호법 제33조 제2항의 ‘창작용이성’입니다. 선행디자인 몇 건을 조합하면 누구나 만들 수 있는 디자인이라는 공격 앞에서, 등록디자인은 무엇으로 자신을 지킬 수 있을까요. 이번에 소개하는 특허법원 판결은 연결부의 각도, 지지대 폭이 넓어지는 곡률의 변화, 통공의 배열 패턴과 같은 ― 언뜻 사소해 보이는 ― 조형적 디테일이 등록을 지켜낸 사례입니다. 특허심판원이 무효라고 판단한 디자인을 특허법원이 살려낸 사건이기에, 출원 단계에서 디자인을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에 관한 시사점이 더욱 큽니다.

Ⅱ. 사건의 개요


원고는 양쪽 옆머리카락을 눌러 머리가 들뜨지 않도록 고정하는 ‘머리카락 고정용 헤어밴드’에 관한 등록디자인(디자인등록 제1221797호, 2022. 3. 24. 출원)의 권리자입니다. 이 디자인은 귀 주변의 옆머리를 누르는 한 쌍의 누름판, 귀가 눌리지 않도록 형성된 귀 삽입 홈, 그리고 한 쌍의 누름판을 연결하며 뒷머리를 두르는 지지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피고는 2024. 12. 이 등록디자인이 공개특허공보에 게재된 ‘헤어드라이어가 가능한 옆머리 누름장치’(선행디자인 1)에 다른 선행디자인들을 결합하거나 통상적인 설계변형을 가하여 쉽게 창작할 수 있는 디자인이라고 주장하며 등록무효심판을 청구하였고, 특허심판원은 이를 받아들여 등록을 무효로 하는 심결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특허법원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창작용이성을 부정하고 심결을 취소하였습니다.

이 사건 등록디자인

선행디자인 1

선행디자인 2

선행디자인 3

[그림 1] 등록디자인과 선행디자인들의 전체 형태 대비


Ⅲ. 법원의 판단


1. 차이점을 분해하라 ― 극복되는 차이와 극복되지 않는 차이.

등록디자인과 선행디자인 1은 누름판·귀 삽입 홈·지지대라는 기본 구성, 끝부분이 라운딩 처리된 역사다리꼴 누름판, 대각 방향으로 기울어진 ‘∩’ 형상의 귀 삽입 홈에서 공통되었습니다. 법원은 양자의 차이점을 다섯 가지(㉮ 누름판의 세부 형상과 귀 삽입 홈의 깊이, ㉯ 평면에서 본 타원형 윤곽, ㉰ 누름판과 지지대 연결부의 각도, ㉱ 지지대의 형상, ㉲ 누름판 통공의 형태)로 정리한 뒤, 이를 하나하나 검증하는 2단계 판단을 하였습니다.

그 결과 차이점 ㉮는 귀를 압박하지 않으면서 옆머리를 누르기 위한 기능적 변형에 불과하고 선행디자인 2에 거의 동일한 누름판이 나타나 있어 쉽게 극복되며, ㉯의 타원형 윤곽 역시 뒷머리를 감싸는 지지대의 기능상 당연한 형태여서 쉽게 극복된다고 보았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무효가 유지될 것처럼 보입니다.


2. 그러나 나머지 디테일이 등록을 살렸다.

법원은 나머지 세 가지 차이점은 통상의 디자이너가 흔한 창작수법으로 변경한 것이라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첫째, 누름판과 지지대의 연결부가 ‘예각’을 이루어 선행디자인들(둔각 내지 직각)에 비해 날렵한 인상을 주는 점(차이점 ㉰),

둘째, 지지대가 뒷머리 쪽으로 가면서 처음에는 가파르게, 나중에는 완만하게 폭이 넓어져 하부가 유선형을 이루며 독특하고 세련된 심미감을 형성하는 점(차이점 ㉱ ― 와이어 형태이거나 일정한 폭이었던 선행디자인들과 구별),

셋째, 누름판에 사각형 통공이 규칙적으로 배열되어 날카롭고 예리한 느낌을 주는 점(차이점 ㉲ ― 망 형태로 촘촘하고 포근한 느낌을 주는 선행디자인 1과 구별)이 그것입니다. 특히 지지대의 폭 변화에 관하여는 ‘구체적인 곡률과 그 변화 정도를 고려하여 폭을 조정함으로써 특별한 심미감을 형성하는 데에는 상당한 창작노력이 필요하다’고 하여, 미세한 곡률 설계 자체를 창작적 기여로 평가하였습니다.

사시도

정면도

좌측면도(예각 연결부)

평면도(유선형 지지대)

[그림 2] 등록디자인의 각 도면 ― 예각 연결부, 유선형으로 폭이 변하는 지지대, 격자형 통공


3. ‘디자인 공간의 다양성’을 증거로 입증하다.


이 판결에서 눈여겨볼 소송 기법은, 원고가 등록디자인의 출원·등록 이후 시장에 등장한 다른 헤어밴드 디자인들을 증거로 제출하여 연결부 형태가 둔각·곡선형·직선형·원형 등으로 다양하게 형성되고 있음을 보였다는 점입니다. 법원은 이를 근거로 연결부의 각도가 기능상 정해지는 당연한 선택이 아니라 서로 다른 심미감을 낳는 ‘창작적 선택’이며, 따라서 예각 연결부가 미감적 가치 없는 단순한 상업적·기능적 변형이 아니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대체 가능한 형상이 다양하게 존재함을 입증하면 해당 부분의 중요도를 지킬 수 있다는 법리를 증거로 구현한 것입니다.

둔각

곡선형

직선형

원형

둔각

[그림 3] 등록 이후 시장에 나타난 다양한 연결부 형태(갑 제14~20호증) ― ‘예각’이 당연한 선택이 아님을 보여준 증거


4. ‘잘 보이지 않는 부분’이라는 반박은 통하지 않았다.


피고는 지지대가 착용 시 뒷머리에 가려 정면에서 잘 보이지 않고, 원고 스스로도 지지대가 가려진 포장·광고를 사용해 왔으므로 지지대를 중요한 요소로 고려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지지대가 전체 디자인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수요자가 물품을 사용하며 측면·후면에서 관찰할 때는 물론 거래 시에도 지지대의 형태가 전체 심미감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며 이를 배척하였습니다. 디자인의 유사·창작성 판단에서 ‘사용 시’뿐 아니라 ‘거래 시’의 외관까지 고려된다는 점을 재확인한 부분입니다.


5. 재질은 디자인의 요소가 아니다.


한편 원고는 합성수지라는 재질을 통해서도 새로운 심미감이 형성된다고 주장하였으나, 법원은 물품의 재질은 그 자체가 모양이나 색채로 표현되는 경우에만 디자인의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이유로 재질 차이를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등록을 살린 판결이지만, 재질에 기댄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점도 함께 기억할 부분입니다.


Ⅳ. 변리사의 시각 ― 출원·분쟁 단계 체크리스트


이 판결의 핵심 교훈은, 무효심판의 공격을 견디는 수단은 ‘전체 구성’이 아니라 ‘기능에서 도출되지 않는 조형적 선택’에서 나온다는 것입니다. 당소는 본 판결로부터 다음과 같은 점검 항목을 도출하여 실무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 1.  기능이 정해주지 않는 ‘조형적 선택’을 디자인에 의도적으로 심는다

연결부의 각도, 폭이 변하는 곡률, 통공·패턴의 형태와 배열처럼 기능상 여러 대안이 존재하는 지점에서의 선택이야말로 무효 공격을 견디는 자산입니다. 개발 단계에서 ‘이 형상은 기능상 불가피한가, 조형적 선택인가’를 구분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 2.  디테일이 도면에서 분명히 읽히도록 출원 도면의 품질을 관리한다

예각 연결부나 유선형 곡률 같은 특징은 도면에서 명확히 드러나야 법원이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음영·렌더링 품질, 도면 각도의 선택이 곧 권리의 품질이 됩니다.

✔ 3.  일부 차이점이 무너져도 끝이 아니다 ― 특징부를 다층적으로 확보한다

법원은 차이점 ㉮·㉯가 쉽게 극복된다고 보면서도 ㉰·㉱·㉲로 등록을 유지시켰습니다. 하나의 디자인 안에 서로 독립적인 복수의 특징부를 설계해 두면, 일부가 기능적 변형으로 평가되더라도 나머지로 방어할 수 있습니다.

✔ 4.  무효 방어 시 ‘대체 형상의 다양성’ 증거를 수집한다

출원 전후 시장에 존재하는 동종 물품의 다양한 형태를 수집·정리하면, 문제된 특징부가 기능상 당연한 형태가 아니라 창작적 선택임을 효과적으로 입증할 수 있습니다. 평소 고객 제품군의 디자인 동향을 아카이빙해 두는 이유입니다.

✔ 5.  ‘안 보이는 부분’ 논리에 기대지 않는다 ― 후면도 권리 자산이다

착용·설치 시 가려지는 부분이라도 거래 시 외관으로 평가됩니다. 권리자라면 후면·저면의 조형도 적극적으로 설계·주장할 수 있고, 반대로 무효를 구하는 입장이라면 이 부분을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됩니다.

✔ 6.  재질감을 보호하려면 모양·색채로 표현한다

재질 자체는 디자인의 요소가 아니므로, 표면 질감이 핵심이라면 이를 통공·패턴·음영 등 모양으로 구체화하여 도면에 표현해야 권리로 연결됩니다.


Ⅴ. 마치며


단순히 도면을 제출하는 일이 아니라, 장차 있을 무효 공격과 회피설계를 미리 내다보고 ‘버틸 수 있는 특징부’를 설계하는 것이 좋은 디자인 출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당소는 최신 특허법원 판례를 지속적으로 분석하여 그 판단 기준을 출원 전략에 반영하고 있으며, 고객의 디자인이 등록 이후에도 흔들리지 않는 권리가 되도록 출원 설계부터 분쟁 대응까지 함께하고 있습니다. 디자인 등록의 무효 리스크 진단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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